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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언컨택트 l 욕망의 진화, 선택이 아닌 필수, 로케이션인디펜던트, 디지털노마드, 더 많은 컨택트를 위한 수단, 감시와 통제 우려, 느슨한 관계 지향, 견제와 투명성이 핵심

by 땡블러 2020. 9. 3.

 

언컨택트는 우리가 가진 활동성을 더 확장시켜주고, 우리의 자유를 더 보장하기 위한 진화 화두다. 비대면의 위상이 높아지는 계기는 기술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가진 욕망의 문제다. 사회가 바뀌고 문화가 바뀌는 것도 결국 우리가 가진 욕망이 바뀌어 우리가 필요로 하는대로 변화하는 것이다. 언컨택트는 욕망의 진화인 셈이다. 87p

언컨택트 사회를 지향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것이다. (중략) 당연하던 모든 것이 당연해지지 않기 전에, 당연했던 것 중에서 문제 될 것들을 과감히 내려놓는 것을 우린 받아들여야 한다. 컨택트 사회만 고집하다간 위기 상황 앞에서 일상이 멈춰버린다. 언컨택트 사회를 받아들이면서 우린 계속 일상을 이어가야 한다. 99p

로케이션 인디펜던트는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하는 문화다. 사무실에 출퇴근하는 문화에선 직장과 집의 거리가 중요한 문제였다. 하지만 원격근무와 디지털 노마드는 이걸 바꿔주고 있다.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저서 <노동의 종말>(1995) 에서 세계는 자동화와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노동자가 거의 없는 경제로 향하고 있다고 예측했다. 20여 년 전의 예측은 이미 현실이 되어 고용 없는 성장이 계속 되고 있다. (중략) 의사, 변호사, 교수 등 점눈직으로 대접받았던 직업들도 로봇에 의한 대체 가능성이 있긴 마찬가지다. 특히 매뉴얼화시킬 수 있는 업무이자 조직에 기댄 일자리들은 대체 우선 순위다. 반면 살아남을 일자리 중에는 크리에이터들의 몫이 크다. 개인의 역량이 더 요구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로케이션 인디펜던트이자 디지털 노마드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기도 하다. 122p

컴퓨터와 스마트폰으로 우린 전 세계 어디든 접속하고, 전 세계 누구와든 연결된다. 언컨택트 시대는 오히려 물리적 제약에서 벗어나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기회와 컨택트하게 만든다. 124p

언컨택트 사회는 비대면이지만 오히려 더 촘촘한 감시와 통제가 가능할 수도 있다. 사람이 사람을 통제하는 시대는 끝났다. 사람이 사람을 통제한다는 발상도 유효하지 않은 시대다. 통제가 아닌 관리와 보호를 위해서 사람이 아닌 기술의 힘을 빌릴 방법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대인 건 분명하다. 언컨택트 사회의 딜레마다. 184p

아무나가 되기 싫은 사람들은 점점 늘어간다. 부자와 지식인, 예술가 등만 자기 개성과 취향을 드러내며 유니크한 존재로서 대접받고 싶은 게 아니다. 취향의 시대가 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아무나가 아닌 특별한 자기 자신으로 평가받고 싶고, 그런 공간과 서비스를 누리고,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한다. 229p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관계가 가지는 장점은 일부 취하되, 그런 연결이 주는 부담스러움이나 복잡함을 덜어내겠다는 태도가 '느슨한 관계'를 만들어냈다. 집단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다소 이기적인 태도로 보이지만, 개인주의적 관점에서 보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태도다. 그리고 이건 개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사회적 선택이다. 느슨한 연대는 단지 가족과 연애, 사람들간의 관계 얘기가 아니라 직장, 조직 문화와 주거 환경, 부동산과 도시 등에까지 영향을 미칠 중요한 트렌드 코드다. 240p

우린 혼자서 살 수는 없다. 다만 공동체의 연결과 교류 방식에서 폐해를 걷어내는 과정이 나타날 것이다. 사람이 싫은 게 아니라, 집단 자체가 싫은 게 아니라, 그 속에서 개인의 욕망과 탐욕 때문에 부당하고 불합리한 일이 생기는 게 싫을 뿐이다. 이것이 싫다고 집단을 거부하고 고립화를 자처했던 이들도 있었지만, 언컨택트 사회가 투명성을 높이면 이 문제도 해소될 여지가 생긴다. 자신이 하는 부당함을 남이 알지 못할 수 있고, 권력의 힘을 맘껏 휘둘러도 견제가 제한적이던 시대에서 저질렀던 문제가, 투명성과 수평화가 강화되는 시대에서도 그대로 지속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263p

언컨택트 사회에선 사람 간의 직접적 접촉은 줄어도 데이터의 실시간 연결은 크게 늘어난다. 오프라인 접촉과 대면이 줄어든 것이지, 온라인의 연결, 교류, 데이터의 연결은 훨씬 많아지는 것이 언컨택트 사회다. 273p

사람의 대면이 줄어도 되는 사회는 데이터와 기술에 의한 관리가 원활하다는 의미가 되는데, 이를 악용하면 통제가 된다. 초연결 사회, 언컨택트 사회, 4차 산업혁명 사회, 인공지능 사회, 뭐라고 불러도 과거에 비해 디스토피아의 우려가 생기는 건 마찬가지다. 결국 언컨택트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 있는 우리 사회에서 디스토피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방법이 중요한 숙제다. 견제와 투명성이 언컨택트 사회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 이유도 바로 이것 때문이다. 2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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